싸강이라도 실시간 강의 들으려면 일찍 일어나 정신 차려야 하는 대학생인 나.
알람 듣고 일어나긴 했는데 눈을 못 뜨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런 나를 부르더니 잠을 확 깰 만한 걸 보여준다고 했다.
엄마의 옛날 필름카메라. 🎞📸
감겼던 눈이 크게 떠졌고 붙어있던 잠이 다 사라졌다.
필름 카메라 라니! 게다가 엄마가 쓰던 거라니.
제대로 된 필름카메라는 너무 비싸서 저렴한 토이 카메라를 사고 어물쩡거리면서 사진 찍던 내게 엄청난 서프라이즈였다.
카메라 구경하느라 난리를 피웠다. 당장 건전지를 주문했고 오늘 받아서 건전지를 교체해줬다. 혹시나 하면서 걱정했는데 멀쩡히 작동해준 카메라. 필카에 진심인 나에게 엄마가 주는 선물이었다.
물건을 항상 깨끗하게 아껴 사용하는 엄마는 필름카메라도 상태 좋게 보관해두셨다. 언젠가 토이 카메라를 대뜸 구매해서 여기저기 사진 찍고 다녔던 나에게 엄마도 옛날에 필름 카메라를 썼다며 집 어딘가에 잘 있을 텐데~하고 말해주었었다. 엄마의 카메라를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호들갑 떨면서 좋아했다.
가끔 8-90년대 배경의 미디어를 보면 그 시대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최근 들어 더 궁금했었다. 엄마랑 강릉 여행을 가는 내내 차에서 8-90년대 음악을 들었는데 가사가 예쁘고 멜로디가 서글펐다. 엄마랑 음악 얘기를 하면서 이 이야기도 했었는데 엄마는 그 시대 뭐가 좋아서 돌아가냐고 했다.( 민주화와 IMF 한국의 과도기니까) 그래도 내가 겪어보지 못한 그 시절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회적인 그런 거 말고~
건축학개론이라던가 1988 덕선이처럼. 뭔가 순수하고 복고 느낌나는 소박한 삶 같은 그런 거. (이렇게 하면 기분이 조크 든요 이런 거)
옛날 물건은 지금 와서도 빛이 난다. 빈티지 샵은 인기를 끌고 있고 젊은 이들은 빈티지를 즐겨 구입한다. 빈티지 소품, 빈티지 백, 중고 필름 카메라처럼. 나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살던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 꽤 많은 가보다.
엄마가 준 필름 카메라는 삼성의 케녹스 z145.
배터리는 파나소닉 CR2가 2개 들어간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을 거면 건전지는 넣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당연히 넣어야지. 하루 만에 배송 온 건전지는 엄지손톱만 했다. 건전지부터가 귀여워 죽겠다. 디테일에 살고 디테일에 죽는 사람. 멋진 사람은 양말도 멋지다고)
내가 열심히 가지고 다니며 쓰던 토이 카메라와
엄마가 준 필름 카메라 비교샷.
토이 카메라는 코닥의 신제품이다. 코닥 m35. 보급형으로 나온 토이 카메라인데 색상도 팝 하게 장난감스러운 느낌이다. 나름 카메라라고 픽픽거리면서 셔터음이 난다. 플래시도 잘 터졌다. 가벼운 덕에 휴대성은 아주 좋았다. 중후한 케녹스와 비교해보니 나름 필카라고 들고 다녔던 카메라가 엄청 장난감스러워 보인다. 카메라 렌즈부터 차이가 크다. 무게감도 다르다. 플라스틱 컵과 도자기 컵의 차이 정도. 케녹스는 고급형 하이앤드 필카라고 한다. 국내산 필카.
이러니 내가 지금 얼마나 신나겠냐고. ٩(ˊᗜˋ*)و
: 엄마한테 카메라 받은 당시 사진.
비가 엄청 와서 우중충했었는데 아침이었음. 내 잠옷임.
그 와중에 카메라 외관이 넘나 A급이라서 허덕거렸다. 세상에 이런 멋진 게 내 손에 있다니. 이럼서. 쥼맬.( ᵒ̴̶̷̥́ ·̫ ᵒ̴̶̷̣̥̀ )
어쨌든 기분 좋아서 블로그에도 기록하는 일기.
즐거운 필름 생활이 되기를 바라며 🎞📸
그 시작을 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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